“9월 FOMC 금리 인하에도 달라진 건 없다…방어에 집중할 때”

20일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빅컷’(한 번에 금리 0.5%포인트 인하) 단행에도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판단하면서 제약·바이오와 밸류업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를 비롯해 벤치마크 대부분이 하락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증시 부진 배경으로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연준의 매파적 태도 강화 등을 꼽았다. 그간 시장은 제약적인 금리 수준이 오래도록 이어진 탓에 빠른 금리 인하를 기대했지만 파월 의장이 0.50%포인트 인하가 새로운 기준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약세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통화정책 기대감이 아닌 실망감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FOMC 성명서에서 연준은 금리 인하와 별개로 자산긴축(QT)은 유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향후 자산긴축이 지속된다면 지급준비금(지준)이 감소해 은행의 대출 능력이 약화하는 약점이 발생할 수 있다. 유동성 환경이 자산긴축 기조에 따라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증시의 방향성은 글로벌 유동성에 좌우된다. 반도체가 조정 압력에 노출된 가운데 유동성 변수까지 부정적이라면 투자심리도 유지될 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전날 한국 증시는 전체 시장보다 개별 종목 중심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한 제약·바이오 또는 정책 기대감이 높은 밸류업(자동차, 금융, 지주) 정도만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방향성을 바꿀만한 이벤트가 부재하기에 작금의 분위기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지금 보고 있는 시장 흐름에서 굳이 벗어날 필요는 없다”며 “여전히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