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있다.
올해 코스피가 3000선을 무난하게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이 빗나가면서 이번엔 비관적인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실적 기대감을 달고 2600선에 무난하게 안착했지만 3000대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6월만 해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무난히 3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 가장 높은 곳을 제시했다. 두 증권사는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3150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NH투자증권은 3100선을, 한국투자증권은 3000선까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40분 현재 코스피는 2616.01을 가르키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16포인트(0.39%) 오른 2633.45에 거래를 마쳤다. 2630선을 회복하는 듯했던 지수는 이날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 실적 충격으로 장 초반 1% 넘게 빠지면서 2600선을 아슬하게 지켜내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사실상 빗나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7월 장중 2896.43이 올해 코스피 최고점이다. 2900 달성을 눈앞에 두면서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졌지만 8월 들어 2400선이 무너진 지수는 2600선에 머무르고 있다.
증권가의 예상보다 외국인 수급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증권사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난 7월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9조5398억원을 팔아치웠다. 8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연속 팔자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한 달 사이에만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7조6643억원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 중단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의 대부분이 반도체에 집중되고 있을 정도로 해당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상태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주의 실적 이벤트는 부재하지만 주중에 TSMC,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주들의 실적 발표 이후 국내 반도체주들의 수급과 주가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