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라면 누구나 가입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투자 고수들은 올해 미국 빅테크와 인도 펀드에 투자해 노후자금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IRP는 퇴직연금으로서 연간 납입 한도 1800만원 중 절반인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함께 대표적인 ‘세테크’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매일경제가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올 들어 9월까지 이 증권사의 IRP 가입자 중 수익률 상위 1%를 기록한 고객 1641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평균 수익률은 27.07%로 집계됐다.
고수익의 비결로는 시기에 맞게 유망한 투자 자산에 과감히 투자하는 연금 고수들의 결단력이 꼽힌다.
상위 1% 수익률을 올린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긴 원리금 보장 상품(현금·예금·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전에는 이 비중이 70%에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대신 상장지수펀드(ETF)와 그 외 공모펀드가 각각 74%, 12%로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잔액 기준으로 이들 계좌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투자상품 상위 10개 중 9개가 ETF였다. 잔액이 137억1542만원으로 1위를 기록한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를 비롯해 미국 빅테크에 집중 투자하는 종목이 다수를 차지했다.
상반기만 해도 미국 빅테크 투자에만 몰려 있던 것과 달리 유망한 타 섹터로도 분산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연금 고수들의 공모펀드 투자에서도 잘 나타난다. 올해 6월 말 84%였던 ETF 투자 비중이 9월 말에는 74%로 줄었는데, 이는 최근 급성장한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비중을 늘리는 리밸런싱이 이뤄진 결과다.
전체 투자 종목 가운데 잔고 기준 7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을 포함해 이들이 많이 담은 펀드 1~10위 가운데 인도 관련 펀드가 절반인 5개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