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세 진정됐지만 걷히지 않는 먹구름 “코스피 너무 싼데

조민정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증시가 15일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전장보다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2% 내외로 떨어졌던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2천75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고 외국인은 2천713억원, 개인은 6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수는 장 초반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옵션만기일을 맞아 장중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장 막판 하락세로 전환하며 상승 폭이 줄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1.38% 하락한 4만9천900원으로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5.41%)가 급락하는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간밤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의 기대감이 후퇴하며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60%, 나스닥 지수는 0.64% 내렸다.

특히 ‘트럼프 트레이드’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테슬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5.77% 급락했다. 리비안(-14.30%) 등 전기차·배터리 밸류체인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같은 소식은 국내 이차전지 업종뿐 아니라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는 소식도 이날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 환율 급등세는 멈췄지만, 여전히 1,400원대에 머물러있다.

환율관찰대상국은 모니터링 대상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가뜩이나 쇠약해진 투자심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악재 추가에 불안한 출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가가 이미 내려올 대로 내려와 있는 만큼 저가 매수세가 현 주가에서 지지선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불안해하고 있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최악의 시나리오는 지금부터 현실성을 따져봐야 하는 단계이지, 이것으로 주가를 아래로 더 뺄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며 “현 주가는 단순히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가 매수를 탐해볼 수 있을 정도의 자리”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