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를 앞두고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갱신하는 가운데, 금에 비해 저평가됐지만 향후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은과 구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 가격은 현재 온스당 30달러 선에서 지지부진하고 있지만, 연말까지 최고 4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이를 겨냥한 단기투자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은 선물은 온스당 30.305달러에 장을 마쳤다. 27일 오후에도 30.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연초 23.953달러보다 27% 높은 것이다.
다만 올해 전체로 넓게 보면 지난 5월20일 연중 최고치인 32.267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달 7일에는 26.944달러로 떨어지는 등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태다.
은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은선물(H)’의 경우 연초대비 수익률은 19.37%이지만, 최근 3개월은 -4.11%, 한달 기준으로는 7.87%로 혼조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금과 함께 귀금속 섹터를 구성하는 은은 전 세계적으로 전기·전자(19%), 태양광(11%), 금속합금(4%) 등 산업분야에서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가 소비된다. 실물 투자 비중은 27%, 장신구 소비 비중은 19%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은 가격은 금이 주도하는 귀금속 섹터 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향후 전개될 금리인하 장세로 귀금속 섹터의 강세 사이클이 도래할 경우 금보다 저평가 된 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안전자산(금)보다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의 역할이 강한 은의 경우 실질금리 하락 또는기대 인플레이션 상향 안정화시 금보다 높은 투자매력이 부각된다”며 “지난 8월초 경기침체 공포가 기우라면 온스당 30달러를 하회한 은 가격은 분명한 저가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남은 하반기 동안 은 가격 목표치를 최대40달러로 제시하고, 단기투자에 은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구리값도 반등하면서 관련 ETF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구리선물(H)’은 이달 7일 이후 27일까지 6.38% 올랐다. 구리·알루미늄·니켈에 투자하는 ‘TIGER 금속선물(H)’도 7.51% 뛰었다.
구리 실물에 투자하는 상품인 ‘TIGER 구리실물’도 상승세를 탔지만 원화값 상승으로 2.17% 상승하는데 그쳤다.
구리 ETF의 상승세는 이는 약 두달간 하락세를 보이던 구리값이 런던거래소(LME)에서 27일 오후 3시30분 기준 톤당 9375달러로 지난 7일 이후 6.91% 가량 반등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에 전반적이 비철금속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던 게 컸다.
또한 중국 현지의 구리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영훈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의 현물 구리 수요를 나타내는 양산항 구리 프리미엄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리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양산항은 상하이에 위치한 중국 최대 항구로 양산항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중국 현물 수요 지표로 사용된다.
공급측면에선 페루의 구리 정광 생산 차질이 구리 가격을 끌어올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2위 구리 원석 생산국가인 페루는 올해 목표에 10% 가량 부족한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